태국인 직원에게 집무실에 있는 몇 가지 물건을 내주기 위해
이를 담을 수 있는 상자나 박스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상자나 박스는 “끄렁”(빨리 발음하면 껑)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집무실 바로 밖에 여러개 있는 박스는 눈여겨 보지도 않고 어디를 가더니,
한참 있다 돌아옵니다.
봤더니 손에 카메라가 들려 있습니다.
[아니 박스를 가져오랬더니, 뭔 카메라야...]했더니
[끄렁(껑) 가져 오라고 하셨잖아요] 합니다.
생각해 보니 박스는 끝이 떨어지는 발음으로 `껑'이고,
카메라는 올라가는 발음 `껑'입니다.
글자마다 높낮이가 다른 5성이 존재하는 실전 태국어를 생생히 체험하는 순간입니다.
태국인끼리는 앞뒤 아무 설명 없이도 서로 잘 알아듣는 게 참 신기합니다.
높낮이 다른 성조까지 깡그리 염두에 두며
노래는 도대체 어떻게 부를까가 제 쓸데없는 고민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