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기가 열리는 태국 골프장이 여럿이지만 블랙 마운틴은 소문이 좀 요란한 편이다.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서쪽으로 차로 3시간 거리인 후아힌에 있는 이곳은 올 초에도 여러가지 상을 한꺼번에 휩쓸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골프서밋에서 '태국 최고의 코스', '아시아 최고의 코스', '아시아의 베스트 챔피언십 코스' 등 3개의 상을 차지했다.
2012년엔 골프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미국 밖 100대 골프장에 올랐고, 그 보다 1년 전인 2011년엔 아시아-유럽 골프 대항전인 로열 트로피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
2007년 개장한 이곳은 18홀로 필 라이언이 설계했으며 2016년 2월엔 유러피언 투어가 개최될 예정이라고 한다.
골프장이 명문이란 평판을 얻기 위해선 다양한 여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은 페어웨이와 그린, 조경 등 골프장 상태가 뛰어나야 하고, 태국에선 캐디 등 경기 보조원들의 수준도 따진다. 클럽 하우스 같은 시설도 가산점이 붙는 게 분명하다.
블랙 마운틴은 해저드와 벙커를 절묘하게 활용한 재미있는 코스설계와 쉽지 않은 홀 공략 등의 면에서 흥미롭고 인상적이었다.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도 수준급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좋다는 평가를 받은 태국의 시암cc, 타이cc 등 태국의 다른 골프장보다 훨씬 월등하다고는 절대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20분 거리의 스프링필드와 일요일의 그린피(에어전트를 통해 평일 2천바트)가 같은 급이었는데 스프링필드보다 한 수 위인 것은 틀림없었다.
(카트는 600, 캐디비 300 총 2900 바트, 약 10만원)
골프장 주위의 검은 바위와 짙은 숲 때문에 ‘블랙 마운틴’이란 이름을 붙였고, 카트 길, 심지어 캐디들의 바지까지도 ‘블랙’컬러를 적용하는 브랜드 일체성은 돋보였다.
티 박스는 네모나게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61, 65, 70 등으로 표식한 것도 특이했다.
공식대회가 끝난 지 오래됐는지, 그린은 빠르지 않았다. 공사 중인 탓에 80야드 짜리 파3 홀이 있는 것은 영 실망스런 부분이었다.
페어웨이를 밟는 느낌이 딱딱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기분좋게 폭신한 느낌도 없었다.
생수 한 병 서비스. 카트는 페어웨이로 진입할 수 있었고 캐디는 약간의 영어가 가능했다. 라인을 정확하지 읽는 편은 아니었다. 클럽 하우스는 반짝반짝.
아침 6시30분 라운딩을 예약하자 에이전트에서 조인할 것이라고 일러줬지만 결국 1인 플레이를 했고, 카트를 타 총 라운딩 시간은 2시간30분에 불과했다.
카트없이 라운딩 하며 앞서가던 2명의 서양인들이 양보해 줬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라고 폄하할 정도는 절대 아니었지만, 신문보도와 광고에서 보고 기대하던 수준은 밑돌았다.
방콕 내 어지간한 골프장의 주말 그린피가 게스트 기준2천500-3천바트 인 것을 감안하면 싼 편. 골프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라운딩해보라고 강추.
(By 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