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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

이색적인 전설 속에 살아가는 아카족 이야기 (The BRIDGES 사설) 해피타이|2014.02.04 17:46|조회수 : 3372

아카족의 이색적인 전설과 풍습들을 소개하면서 은근히 걱정이 하나 생겼다. 지금도 이런 문화가 남아 있느냐는 질문을 가지고 접근하는 독자들 때문이다. 공존하는 이웃 공동체에 공포와 혐오감을 주는 문화는 사라졌지만 마을과 부족의 기득권을 형성하는 문화는 남아있다고 본다.

 

쌍둥이와 짝수에 대한 전설

아카족들은 짝수를 저주의 숫자로 믿는다. 그래서 개를 제외한 모든 동물이 새끼를 날 때 홀수로 나면 살리고 짝수를 나면 모두 죽인다.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여자가 결혼하여 쌍둥이를 낳으면 조상신이 준 아이가 아니라고 여겨 화로의 재와 왕겨를 섞어서 아이의 입을 틀어막아 죽이고 쌍둥이를 낳은 여인은 마을에서 쫓겨나야 하며, 부정을 탄다고 1주일간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부부관계도 금한다. 쌍둥이나 기형아를 낳은 집은 마을의 가장 아래쪽, 물과 가까운 곳에 집을 지어야 하고, 마을 한가운데로 다니거나 마을 공동 우물을 사용할 수도 없다. 그럴 경우 쌍둥이나 기형아를 낳게 하는 나쁜 영()이 전염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런 악한 문화가 아직 강하게 마을을 지배하는 아카족 마을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는데 이웃집에 사는 16살 난 소녀가 그 중 한 아이를 데려와 자기가 낳은 아이라고 해서 목숨을 건진 한 아이가 아주 훌륭하게 자라 대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런데 그 착한 소녀가 결혼을 했는데 그 남편이 마약을 판매하다 걸려 치앙마이 감옥에서 죽었고 그 착한 어머니는 그 못난 남편이 전해준 후천성면역결핍에 걸려 아직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는 슬픈 모습을 지켜 본 적이 있다.

 

언어에 대한 전설, 개고기 먹는 문화

그렇다면 왜 멍멍이, 개는 예외인가? 전설에 따르면 아카족은 그들의 문자를 물소의 가죽에 새겨 잘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보았다고 한다. 그 때 아직 글자가 없는 주변의 다른 민족들이 탐을 내자 문자가 새겨진 물소 가죽을 보관해둔 창고에 경비를 세워두고 지켰다. 그러던 어느 날 보초병이 잠깐 잠든 사이 주변 부족의 첩자가 그 문자가 새겨진 물소 가죽을 훔쳐 도망가는 것을 보고 아카족들이 기르는 개들이 먼저 보고 짖으며 그 도둑을 쫒아갔다. 그러자 놀란 도둑놈이 물소 가죽을 내던지고 달아나 버렸다. 헉헉 거리며 마을의 침입자를 뒤쫓던 개는 마침 배가 고팠던 터라 그 물소 가죽을 뜯어 먹어버렸다. 잠에서 깬 경비병이 뒤쫓아 가서 보니 개가 그 문자가 새견진 물소 가죽을 맛있게 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을 본 경비병이 그만 화가 나서 몽둥이로 그 개를 때려잡아 먹어 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문자를 잃어버린 아카족은 그 이후 지혜를 얻기 위해, 또는 잃어버린 자기들의 글을 되찾기 위해 1년에 한 두 번은 개를 잡아먹게 되었다고 한다. 아카족은 여행이나 수렵을 떠날 때 항상 개를 데리고 다니는데 이는 배가 고파지면 잡아먹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아카족들이 특히 좋아하는 개는 검정색에 한 번도 새끼를 낳지 않은 암캐라고 한다.

 

집안의 신주단지 꾸이바(Kuibar)

아카족들은 귀신이 생명을 지배하지만 그 무서운 귀신들을 달래는 것은 조상신이기 때문에 집에서 기른 가축을 잡아 제사를 드리면 조상들이 악령으로부터 자기들을 보호해 준다고 믿는다. 이 신앙의 표시로 각 가정마다 직경 10cm-15cm 정도의 대나무 통에 돌아가신 조상들의 치아, 손톱, 계란, 볍씨 등을 넣어 집안 대들보에 꽂아놓고 섬기는데 이것을 꾸이바(Kuibar)라 부르고 조상신은 아다미예(Adamiye)라고 한다.

아카족들은 기독교로 개종하면 개종의 표시로 이 꾸이바를 떼어내 불살라 버린 후에야 비로소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믿는다. 그것을 떼기 전까진 교회를 나오더라도 다시 집에 가면 조상귀신을 섬겨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조상을 모시는 제사에 필요한 동물을 잡고 의식을 인도하는 것은 항상 그 마을 무당만이 할 수 있다고 믿어서인지 교회를 나오고 예수를 믿지만 꾸이바를 떼어내는 것은 혼자서 하지 못하고 기독교의 목사나 선교사가 해 주어야 조상귀신의 저주를 면한다고 생각한다. 라오스에 있는 아카족은 이것을 아뽀라께(Abbo-la-kae)라고 하며 이것을 항상 그 집 가장의 머리맡에 두고 잘 관리하다 다시 그것을 큰 아들에게 전수해 준다. 아카족은 집안의 권한이나 유산을 분배 할 때도 장자 우선권이 있다. 유별나게 강한 남성 중심의 아카족 문화의 한 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부부가 방을 따로 쓰는데 남편은 아내의 방에 갈 수 있지만 아내는 남편의 방에 들어가 합방할 권한이 없다는 것 또한 그렇다. 가장이 죽으면 큰 아들은 가족을 데리고 어머니 집으로 들어오며 어머니는 재산을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어야 한다. 만약 어머니가 새로 시집을 가면 그 재산은 그 집 남자 형제들이 나누어 가진다.

 

필자는 19942월 치앙라이 후에이메리암 아카족 마을 팔콩에서 이 전설에 얽힌 일을 실제로 경험하였다. 필자가 개척한 교회 성도 9가정이 꾸이바를 떼어내겠다고 해서 마을을 올라갔다. 마을 입구부터 장두 칼을 들고 길을 막고 선 마을의 무당과 그 일당들은 만약 꾸이바를 떼어내면 그 집을 불사르고 그들을 마을에서 추방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도대체 그 안에 뭐가 들어 있기에 그러느냐고 그 대나무 통 안을 들여다보았다. 바퀴 벌래와 온갖 쓰레기만 가득했다. 마을 무당과 족장이 그것을 그냥 두면 이 마을에 교회를 세우고 전도해도 허락하겠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9가정 성도들을 모아 설득했다. 우리 하나님은 살아 계신 분이시다. 이러한 죽은 쓰레기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두고 이 마을이 다 복음화 되면 그 때 가서 하면 좋겠다고 성도들을 설득했다. 그때 젊은 새댁 부더(당시21)가 소리 지르며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지 이 무서운 저주의 노예로 살고 싶지 않다면서 죽어도 좋으니 꾸이바를 떼어내 달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내가 그걸 떼어내 불에 태웠다. 모두들 숨죽이고 그 대나무 통이 타는 것을 보았지만 그들이 믿었던 조상귀신이 내려와 나와 그의 가족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있던 나머지 8가정도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꾸이바를 떼어내 불살랐다. 그러나 체 1주가 지나지 않아 그 마을 무당과 족장의 무리들이 교회로 쓰던 집을 불태우고 9가정을 마을에서 추방시켜버린 사건이 있었다.

 

아카족 여인들의 의상과 솟대

아카족은 처음엔 인간과 영들이 한 곳에 같이 살면서 낮에는 인간이, 밤에는 영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렇게 함께 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가 함께 사는 데에 불만이 생기고 갈등이 일면서 인간이 영들을 마을 밖으로 쫓아냈다고 한다. 그 뒤 아카족들은 마을의 입구와 출구, 두 곳에 로콩(Rokong) ‘정신의 문을 세워 영들 세계와 인간 세계를 확실하게 구분했다. 이 문은 매년 새해 행사 때마다 다시 만들고 이전 것은 없애버린다.

로콩(Rokong)은 나무로 두 기둥을 세우고 위를 다시 나무로 연결한다. 양쪽 문기둥에는 나무에 남녀가 벌거벗고 성교하는 모습이나 남녀의 성기를 강조해 조각한 것을 세워두고 문 위에는 그들이 숭배하는 새, 짐승, 또는 비행기 등을 조각해 달아 세워두는데 꼭 우리나라의 솟대와 비슷한 형상이다. 마을 주민은 물론이고 이방 사람 또한 지나가다 절대로 이것들을 만져서는 안 되고 스스로 썩어서 사라질 때까지 그대로 두어야 한다.

이제 로콩(Rokong)은 아카족의 상징으로 남아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출처: www.thebridgesmagaz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