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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

태국 맛집-태국 남부식 요리 전문점 짠험 람 해피타이|2014.01.17 17:30|조회수 : 3872

짠험 람 21(Jan-hom Ram 21) Restaurant 

 


      <단골이 된 방송 MC 뿌이 피론완 훈텅캄>

정통 태국 남부식 요리 전문점 '짠험 람 21'은 방콕 시내에서 동북쪽으로 조금 떨어진 람캄행 쏘이 21 골목에 있다. 주변에 크고 작은 대학과 주택이 들어선 한적한 동네이다. 골목을 따라 동쪽으로 쭉 걸어 나가면 타논 람캄행이 나온다. 태국 최초의 개방 대학인 람캄행 대학이 근처에 있다.

The Bridges가 식당을 찾은 시간은 평일 오후 2시 반쯤. 가정 집처럼 보이는 3층 건물의 1층이 식당이다. 분위기 있는 야외 테라스도 마련돼 있다. 실내는 70, 야외는 60석 정도.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어렵다고 한다.  

유독 눈에 띄는 아름다운 손님이 있었다. 태국 공중파 방송인 채널3에서 아침 방송을 진행하는 뿌이 피폰완 훈텅캄 씨였다. 여유롭게 음식을 즐기려고 일부러 이 시간에 들렀다는 이 미녀 MC는 “10년 전쯤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 식당과 인연을 맺었고, 이후 단골이 됐다”며 웃었다. 그녀와 이곳 사장이 함께 찍은 사진도 식당에 걸려 있다.

미녀 MC의 입맛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이곳 사장 겸 주방장인 뿐쓰리 싸리 씨이다. 태국 남부 수라타니 출신으로 올해 나이 58, 요리 경력 35년째라고 했다. 이웃 아주머니 같은 넉넉한 인상이 손님을 편안하게 한다. 12년 전 고향을 떠나 이곳에 식당을 열었는데, 금세 '방콕에서 정통 남부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탔다고 한다.  


 

싸리 씨는 장사하는 부모님 대신 어릴 적부터 밥을 하면서 자연스레 요리를 익혔다고 한다. 그게 쌓여서 현재 ‘짠험 람 21’의 230여 가지 메뉴가 됐다. 가장 자신있는 요리가 무어냐고 묻자 그가 "남부 요리는 어떤 메뉴든 자신 있으니 아무거나 고르라"며 팔을 걷어 붙인다.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깽르앙과 팟펫느아(쇠고기 볶음 요리), 뿌팟까티(코코넛 밀크 게 요리)를 주문했다.  

태국 요리의 특징은 심플한 조리 과정에 있다. 싸리 씨는 미리 준비한 재료들과 프라이팬, 냄비로 몇 분 만에 뚝딱 뚝딱 요리를 만들어냈다. 과정이 간결하다고 해서 맛의 깊이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깽르앙 국물은 소주 한잔이 절로 생각날만큼 맛과 향이 깊고 얼큰하다. 노란 카레가 살짝 밴 농어를 조금 떼어 내 입에 넣으니 하얀 살점이 부드럽게 혀에 녹아 든다.


태국 남부 요리는 인도의 영향을 받아 맛과 향이 진하고 해산물을 많이 쓰며 맵고 짠 음식이 많은 편이다. 싸리 씨는 이런 고향의 맛을 방콕에서도 그대로 지키려고 무던 애를 썼다고 한다. 때로 맵고 짜다는 손님들(특히 외국인)도 있었지만 타협하지 않았다. 덕분에 그 맛을 잊지 못하는 수많은 단골이 생겼다. 그녀는요즘 요리사들은 손님 입맛에 따라 너무 자주 맛을 바꾼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렇게 공들여 지킨 맛을 이어갈 후계자가 마땅치 않다는 게 요즘 싸리 씨의 고민이다. 자식들은 태국 요리에 관심이 없고, 다른 태국 사람들도 대부분 고된 주방 일을 꺼린다고 한다. 현재 주방에서 요리를 배우는 직원들은 모두 미얀마 사람들인데, 그나마도 몇 년 일을 익히고는 가게를 떠난다. 싸리 씨는 "내가 잠시라도 가게를 비우면 맛이 달라진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은퇴를 앞둔 그녀가 힘들어 죽겠다면서도 여전히 카운터 대신 주방을 지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