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시간 환율정보
  • 살 때: 40
  • 팔 때: 34.90
TOP

커뮤니티

home > 커뮤니티 > KTCC 언론보도

KTCC 언론보도

[동아일보] 기고/ 다문화 콘텐츠 없는 이상한 다문화 국가 해피타이|2011.08.25 11:44|조회수 : 1854

(2011년 8월 25일자)

기고/장원재 "다문화 콘텐츠 없는 이상한 다문화 국가"


태국 젊은 남녀의 로맨스를 소재로 한 태국영화 ‘꾸언믄호(Hello Stranger)’는
한태교류센터(KTCC)의 협조로 95% 한국에서 촬영됐다.
이 영화는 관객 130만 명을 동원해 역대 태국영화 흥행 순위 3위에 올랐고,
여주인공은 태국 최고 영화제인 수판나홍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태국의 영화를 통해 한국이 홍보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 오사카 영화제에서도 2개 부문에서 수상해
영화의 배경이 된 명동, 홍익대 앞 거리, 남산, 남이섬 등을 일본에까지 알리게 됐다.


이 영화에 소개된 롯데월드의 상반기 태국인 관광객 입장객은 전년 대비 160% 늘었다.
그러나 한국의 문화와 관광에 크게 기여한 ‘꾸언믄호’는 한국에서 아직까지 개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웹하드를 통해 젊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통되고 있을 뿐이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7월 말 기준 142만 명에 이르렀다.
다문화가정 인구도 2010년 말 행정안전부 기준 48만 명을 넘어섰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고령화 등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2050년까지 1159만 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우리가 다문화를 이야기할 때 한 가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이미 한국 교포 약 700만 명이 전 세계에 나가 있다.
인구수로 따지면 중국에 이어 2위, 인구 비율로 보면 압도적인 세계 1위다.
한국 교포들은 현지에서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협회도 조직해
한인회 등과 함께 한민족의 지위를 올리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국내 다문화정책은 해외 교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소한 국내에서 “외국인들은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논리적으로는 교포 700만 명이 모두 귀국해야 할 형편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여 대한민국은 다문화가족지원법 등을 통해 각종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결정적인 요소가 하나 빠져 있다.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몽골, 우즈베키스탄 등 한국에 이주한 여성 등의 모국 문화콘텐츠 수용이다.


불과 30여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과 후진국 사이에 있는 국가였다.
당시 해외 한인회 등에서 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국내 가수들로 구성된 공연단을 구성해 위문행사를 열었다.
이를 통해 문화적 향수를 달래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해당 국가로 볼 때는 다양한 문화를 보급했다.
어찌 보면 교포 위문공연단이 한류의 원조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각 기업의 다문화행사에서
베트남, 필리핀, 몽골, 태국 등의 가수나 연예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애써 다문화가족을 초청해 놓고는 한국인 장년층이나 좋아할 만한 한국 올드 가수의 노래를 들려주거나
이주민 관점에서 친숙하지 않은 전통무용 공연이 주를 이룬다.
역지사지하면 30년 전 미국교포 위문공연단을 미국 가수와 전통무용단 위주로 구성하고 있는 격이다.


6월 30일 주한 필리핀대사관은 필리핀 가수 '제리코 로살레스'를 초청해
장충체육관에서 필리핀 이민자 위문행사를 열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3000여 명의 필리핀 이민자와 다문화가족이 모여들었다.
행사 도중 필리핀인 어머니와 자신을‘하프 코리안’이라 소개한 딸이 무대에 올라 필리핀 노래를 불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다인종 다문화 국가인 미국은 다문화를 미국 문화의 정체성으로 소화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는 자본만 미국의 것이지 미국 내 다양한 민족의 문화가 녹아 있다.
미국이 여전히 세계 최강 문화강국의 지위를 잃지 않는 이유다.


‘한류’와 ‘다문화’를 외치면서 한국의 문화와 관광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영화 ‘꾸언믄호’를
태국 다문화가족과 이민자들조차 볼 수 없는 나라라면 세계화 기준으로도 어색한 일이다.


장원재 다문화콘텐츠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