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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CC 언론보도

`꾸언믄호(Hello Stranger)’ 제작후기 컬럼(영화진흥위원회 영문 매거진) 해피타이|2010.11.22 10:22|조회수 : 13096

`퍼 짜이 막!’(Per Jai Mak, 정말 만족합니다!)

기술 시사회를 마친 반종감독의 얼굴에 태국 오키드(Orchid) 꽃 같은 침착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우기에 돌입해 습기를 잔뜩 머금은 2010년 6월말의 방콕 날씨는 여느 때처럼 후텁지근했다.  반면 스태프 20여명이
빼곡히 자리를 잡은 방콕 영화사 GTH의 시사실은 궁금함과 긴장감의 공기로 가득했다.

조명이 꺼지고 필름이 돌기 시작했다.  이내 스태프들 사이에서 폭소가 쉴새 없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큰 박수로 마무리 됐다.  아이를 순산하고 난 뒤 걱정과 고통이 감격으로 바뀌는 산모의 느낌이 이런 것일까?

한국 첫 풀로케이션 태국영화 `꾸언믄호(Kuen Mun Ho, 영어제목:Hello Stranger).



영화는 이렇게 세상에 나오는 첫날부터 성공예감을 줬다.

`정말 만족한다’는  반종 감독을 비롯해 한국,  태국 스태프 역시 같은 느낌이었다.  앞 뒤 잘 맞는 상황설정,  관객들의
감정을 쥐락펴락하는 대사적 기교,  스크린에서 말갛게 투영되는 한국의 예쁜 모습은 기존 태국영화와는 차별을
주기에 충분했다.

기술 시사회 2개월쯤 뒤인 8월 19일 태국 전역에서 개봉된 영화는 하루 뒤 곧바로 희소식을 전해줬다.
하루 동안 입장수익 720만 바트(한화 약 3억원).

2010년 개봉한 태국영화 중에선 평일 개봉작 신기록이었다.  태국에서 이보다 앞선 개봉일 기록은 `꾸언믄호’ 보다
백배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됐을 할리우드 대작 `아이언 맨2’ 와 `트와일랏’ 뿐이었다.

개봉 첫 주부터 방콕시내 멀티플렉스 극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한국촬영 태국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눈 대중으로도 
어림 잡아 2백 미터 넘게 줄을 서 있었다. 


이런 긴 줄은 태국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영화는 개봉일 신기록에 이어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역대 기록들을 위협해 갔다.

3주 째  18일만에 100만 명을 넘었다.  올해 1위는 물론이고 이미 역대 태국 영화 중 흥행기록 5위에 근접한 수치였다. 

할리우드 대작이라고 해도 개봉일 스크린수가 200개 안팎인 태국에서 100만 관객은 1년에 한 두 번 나올까 말까 한
기록이다. 

조금 앞서 개봉한 안젤리나 졸리의 할리우드 영화 `솔트’ 가 간판을 내려야 했고,  한 주 뒤 개봉한 `디 익스펜더블’ 도
`꾸언믄호’의 돌풍에 파묻혔다.

영화가 개봉된 뒤 한달 여간 태국은 온통 `한국적 느낌’ 으로 진동했다.  대형서점에서는 음반판매 순위 1위에
오른 영화의 OST가 메아리치고 있었고,  할인매장,  지하철, 백화점의 엘리베이터 등에서는 영화의 예고편이
어디가든 눈에 띄었다.

펩시,  에이서,  마쯔다 등 영화 협찬사들은 자사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영화 촬영지인 한국을 보내주는 경품을
내걸고 모든 매장 곳곳에 모니터를 설치해 맹렬히 예고편을 틀어주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왕의 남자’ 등 영화가
1천만 명을 넘길 때 나타났던  `신드롬’을 보는 듯 했다.  심지어 영화 포스터를 삽입하고 주요 장면을 엮어 만든
만화책도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영화는 130만명에 이르는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수입만 55억원 이상을 챙기며 9주간 상영됐다.

태국에서 100만 관객을 이미 2차례 돌파해 흥행제조기로 알려진 반종감독은 `꾸언믄호’를 2년 넘게 구상해 왔다. 

1월 중순 최종 한국 답사에서 그가 확인시켜준 두주불사의 소주 주량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결코 하루아침에
쌓여진 내공(?)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줬다.

태국 내에서 영화제작사로는 히트작 양산 1위를 놓치지 않는 GTH는 지난해 가을 쯤 반종감독 및 프로듀서,
마케팅 이사 등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KTCC(Korea Thailand Communication Center)의 방콕 사무실에서 장시간의
첫 미팅을 가졌다.

영화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촬영할 구상으로 시나리오를 정밀하게 완성하는 단계였으나 촬영지, 조연배우, 장비,
로케이션 등 모든 것이 백지의 상태였으며 여배우 또한 확정되지 않았다.

주연배우와 필수 태국 촬영스태프를 제외한 현지에서 발생하는 모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오피셜 파트너’를 제안받으며 들은 책정예산은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하지만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가 많아 한국의 관련기관에 공감대를 형성시켜 십시일반(十匙一飯)하면 크랭크인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희망을 품었다.

한-태 교류센터(KTCC, Korea Thailand Communication Center)는 2009년 한국 촬영 첫 태국영화 `우연(As It Happens)’ 등을
비롯한 다수의 태국 방송 영화의 한국촬영을 했고,  GTH는 물론 모회사인 그래미사(Grammy)와도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차례 손발을 맞추고 있었다.

`꾸언믄호’는 시놉시스만 봐도 단번에 한국 홍보영화 같은 느낌이 들 정도여서 어느 한국인이 보았더라도
흘려보내기는 아까운 것이었다.  특히 서울에서 일어나는 일이 많았다. 이를 입증하듯 첫 타이틀 가제는
`서울 메이트(Seoul Mate)’ 였다.

1년 전에도 `롯 파이파 마하나터’(Rodfifa Mahanather/BTS: Bangkok's Traffic Love Story)란 로맨틱 코미디로 태국
흥행영화 1위를 만들어낸 GTH사의 마케팅 능력, 최고감독, 인기배우 등 흥행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영화가 중간성적만 내더라도 한국 태국 50년 역사에 한국 브랜드홍보를 위한 이 보다 좋은 기회는 없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한국관광공사 등도 일부 지원을 약속하면서 한국 행이 급 물살을 타고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KTCC의 영화제안서를 면밀히 파악한 서울시 및 서울시 영상위원회는 재정적, 행정적 지원의사 표시를 신속하게
전해왔다.  이는 겨울과 봄의 길목으로 이어지는 계절에 촬영을 재빨리 결정하고 돌입하게 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한국촬영 분에 대한 영화 제작비가 워낙 저 예산으로 책정돼 서울시 및 관련기관, 관련인 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꾸언믄호’는 영원히 폴더속 에서만 잠자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만큼 촬영계획과 일정을 예산으로 일일이 맞춰보면 도저히 한국에선 촬영을 감당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여주인공은 태국에서 많이 방송된 한국 드라마 마니아로 설정되어 있다.그리고 한국드라마 촬영지는 동남아시아의
한류 팬들에게 유명한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  카메라가 한류 마니아인 여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설정은
쉽게 촬영협조를 이끌어 낸 비결이 되기도 했다.

한류를 듬뿍 포함한 이 태국영화의 스크롤엔 적잖은 한국인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한국촬영 이야기를 듣고 관심과
격려를 해준 `한국 홍보맨’들이 그만큼 많았다.

`가을동화’ `겨울 연가’ 등으로 태국 한류의 불을 지핀 윤석호PD와 반종 감독의 만남이 이뤄졌는데 윤PD는 한국의
상황을 고려한 장소 별 촬영시기 등에 대해 짧지만 분명한 조언을 해주었다.

`주유소 습격사건’ `광복절 특사’ 등의 김상진 감독은 촬영장비 정보,  한국 컨텐츠 사용 등에 대한 양해를 직접 나서서 해결해 줬고, 촬영장을 직접 찾아 격려를 하기도 했다. 
한국의 뜨는 배우  영화배우 정석원 등은 우정출연을 했다.

이와 함께 영화에 등장한 점프쇼, 세븐럭 카지노, 남산, 롯데호텔, 대장금 파크, 남이섬  등은 설득과 협조요청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주연배우까지 포함된 헌팅이 마무리되고 촬영지가 확정되면서 KTCC 서울 사무실의 한국스태프와 GTH 태국
스태프와의 합동 촬영 팀이 구성되었다. 

KTCC 서울에서는 태국 스태프들과의 소통을 위해 태국어를 구사하며 태국근무 경력이 있는 한국인으로 실무
스태프들을 구성 배치했다.  이 부분은 영화 촬영 내내 양국의 문화적 차이점을 스크린에 녹여내고 효과적인 팀워크를
이루는데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반종 감독은 한국에서의 촬영 소감을 묻는 태국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 며
한국스태프와의 작업을 한국촬영의 성공적 요인으로 틈만 나면 손꼽았다.  태국 촬영스태프들도 관련 기관들의 협조에
“영화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대접받은 적은 없었다”고 웃음지었다.

영화가 개봉 첫 주부터 `빅뱅’을 일으키면서 태국 가장 큰 영화체인인 메이저 시네플렉스에서는 방콕 모든 극장에
한국관광 홍보를 위한 홍보부스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 왔다. 이미 영화개봉 한 달 전 예고 동영상이 순식간에
100만 명이 넘어가는 것을 확인했던 KTCC에서는 한국관광공사 및 강원도 경기도 등의 협조로 영화의 한국장면을
활용한 미니앨범과 판촉물을 제작해 극장에서 배포했다.

여행박람회 때는 GTH와 남녀주연배우, 감독이 모두 참가해 `영화 촬영지 따라가기 한국상품’  홍보를 위해 나섰다. 
1차 출발일로 지정된 날짜의 여행상품 100장과 영화 후원사들이 개별모집한 영화촬영지 투어상품 등 300여장이
이틀 만에 매진됐다.

영화 제작작업은 물론 제작 후에도 제작사와 후원사들이 영화의 효과를 최대한 활용한 `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식’의
마케팅이었다.

영화의 소품으로 활용된 체크무늬 의류브랜드는 영화 개봉 1주 만에 재고가 바닥났고, 다른 협찬사들 역시
영화 기간 중 상당한 매출이 이어졌다고 태국 영화사에 통보해 왔다.



다만 한국장면이 95% 정도로 `온통 한국’인 영화의 대형 후원사들이 한국이 아닌 외국 기업 위주라는 것은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이는 아마도 한국영화가 태국에서 몇 년째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영향으로도 풀이된다.  드라마로 촉발된
태국의 한류는 한창이지만 매년 200여개 개봉되는 영화가운데,  4~5편에 불과한 한국영화는 늘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이런 점에서 `꾸언믄호’는 태국 배우와 태국인의 시각에서 접근한 `한류의 진화’ 형태가 아닐까 생각된다.

한국 정부에서도 이 `꾸언믄호’의 흥행과 효과에 고무되어 이전부터 검토 중이던 외국영화에 대한 한국촬영 지원을
확대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보도되었다.

`꾸언믄호’의 놀라운 성공으로 KTCC에는 한-태 합작 영화의 시나리오가 답지하고 , 또 다른 형태의 한국촬영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여행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합성어로 이뤄진 `꾸언믄호’의 태국어 뜻풀이에는 `즐겁고 슬프다’가 포함돼 있다.  수백만 명의 태국인들이 120분 동안
배꼽 터지게 웃고, 눈물 콧물 찍어 내는 사이, 로맨틱하면서도 깨끗한 서울과 한국은 태국인에게 분명하고 명료하게
각인됐을 것이 틀림없다. 원래 `꾸언믄호’라는 제목은 `권문호’라는 한국인의 이름을 연상시켜 한국적 분위기를
북돋울 의도로도 지어졌다.

그런데 영화의 흥행을 바라보며 찬찬히 살펴보니 향후 태국영화와 영상 매체는 물론 태국인 관광객들의 한국 행을
더욱 `권(勸)장 한다(recommendation )’는 뜻의 `문호(門戶, door )’가  된 것 같다.

작업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2010년 한국의 4월은 유난히 추웠다. 한국에선 보통 꽃이 피면 눈이 내리지
않는데,  이상 기온으로 꽃이 핀 뒤에도 눈이 내렸다. 그 덕에 스크린에 눈과 꽃을 함께 담을 수 있는 행운이
따랐지만 말이다.태국은 1년 중 4월이 가장 더울 때로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날이 비일비재 하다. 이런 곳에 있던
태국인 스태프들에겐 한국의 `꽃샘 추위’는 예상치도 못한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권문호’가 완성되기 까진 늘 예상하지 못한 일이 많았고,  `절벽’ 위를 걷는 것 같은 아슬아슬한 심정이었다.
한국 여러기관의 협조가 있었지만  방콕의 심장부인 시암패러건에서 수백 명의 기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시사회가
열린 뒤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이 영화는 95% 가량이 한국에서 촬영된 사실상의 첫 한국 풀로케 태국영화다.

기획초기부터 장애물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사실 `추위’ 보다 몇 곱절 매서웠던 것은 한국에선 사실상 제작이
불가능한 저 예산이었다.  영화사 측은 한 한국관계자로부터 `이 돈으로 한국에 가서 영화를 어떻게 찍느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한-태 교류센터(KTCC)는 한-태수교 50년 역사 만에 처음으로 첫 한국로케 태국영화인 `우연’을 한국에
유치하고 촬영했다.  영화 전체 분량의 10분이 채 안 되는 장면이 못내 아쉬웠지만 뮤직비디오 등이 크게 히트하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가운데 한국을 보다 제대로 담아낼 수 있는 영화가 있기를 고대해 오던

차였다.

그런데 한국 유명 관광지가 오롯이 드러나는 풀로케 형식의 시나리오,  태국 최고의 영화사, 가장 유명한 흥행 감독과
남자주인공 등으로 구성됐으니 어떻게든 실현시켜야 하는 의무감 같은 것이 강하게 와 닿았다.

`셔터’ `포비아’ 등의 여러 편의 호러영화를 히트시킨 반종감독의 한국 로케집념은 참으로 뜨거웠고 진실됐다.

프로듀서 및 필수 제작스태프들을 모두 이끌고 방콕 사무실을 찾아와 간곡하게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그는  태국의 로맨틱 소설을 바탕으로 한  생애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만들 구상을 오랫동안 해왔고, 그 배경은 반드시

한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히트작을 수없이 만들어 내는 태국 영화사 GTH사는 그 동안 유럽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해외 촬영을 해왔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으로 가려고 하니 소소한 촬영지 선정까지 지원받기가 어렵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없으면 

디테일한 영상완성이 어렵다고 설명하였다.

반종감독이 희망하는 촬영지는 만만치 않았다 .  태국에 방송 된 한류 드라마에 나오는 대부분의 멋진 장소를
다 넣고 싶어 했고,  대단히 자세한 정보도 가지고 있었다. 


그의 요구에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동시에 한국배경 영화를 오래 준비해온 그는 진실했다.혼자서 몇 차례 한국을 다녀온 반종 감독은 아무리 유명한 관광지라도 직접 눈으로 보고  결정했다. 
KTCC는 수백장의 공문을 보낸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애원하고 사정하며 촬영지 선정을 하나씩 확정해 나갔다. 

본 촬영은  배우들의 태국 내 일정으로 출국 날짜가 연기가 되는 등 촬영 초부터 어려움이 생겨났다.

한류 촬영지 곳곳을 누비며 촬영 팀은 핫팩과 손 난로를 가지고  매일 밤 추위와 싸웠다. 서로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60여명의 양국 스태프들은 미스커뮤니케이션을 피하기 위해 작은 사안도 여러 번 확인하고 의논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마뜩해 하지 않았던 한국기관, 업체들도 한국을 잘 알리는 첫 태국영화라는 설득에  적극 공감하고 협조해
준 것은 촬영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비결이었음은 물론이다.

세계 최고의 럭셔리 레스토랑 5위 안에 든다는 명동 롯데호텔의 최고급 레스토랑도 전폭적인 협조로 촬영에
들어갔다.  고급 샹그리라가 깨질까봐 모두다 머리를 구부리며 밤샘 촬영했다.  시나리오상 중요한 장면을 차지하는
고급 카지노의 풀샷도 어려운 과제였다.  세븐럭의 전폭적인 지원과 이해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여배우가 목소리를 높여 소리 지르는 장면에선 수십번의 촬영에도 OK가 안나 스태프와 세븐럭 담당자들은
식은 땀을 흘려야 했다.



반종 감독은 매 신마다 신중하고 어렵게 `오케이 사인’을 주었다. 한마디로 깐깐 그 자체였다.영화에 등장하는
보조출연자는 일일이 오디션을 거쳐 선정하였다.  특히 동남아시아 배용준을 꼭 닮은 얼굴의 역은 여기저기
수소문 하다 `점프’의 김명섭 배우를 알게 되었다.  공룡 발자국 하나를 찍기 위해 경상남도까지 내려 간 뒤 배를
타고 또 들어가야 했다.

대부분의 시내촬영은 밤에 이뤄졌다. 취객들은 얼굴도 모르는 외국 배우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자 시비를
걸어오기도 했고, 촬영이 지연돼 마을 버스 운행이 늦어지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포장마차에서 낚지를 먹는
신(scene)에선 남자 주인공의 입술이 실제로 부르터 병원을 찾기도 했고, 달리는 신은 제한된 시간에 촬영을 마치느라
서두르다가 여배우가 넘어져 다리를 다쳐 한-태 스태프들을 긴장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생소한 외국영화며 한국에선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지만 한국을 잘 알리는 영화란 말에 시민들이나 단체 등에서
`당신들 좋은 일 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것을 어깨에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문화적 환경이 다른 한국과 태국스태프들의 공동작업도 진기로운 경험이었다.

한국 스태프들은 태국의 유명감독, 배우들이 일체의 권위의식을 버리고 상황에 맞춰 어떤 불편한 상황도 감수하는 것을 보고 프로정신을 알 수 있었다. 
늘 여유를 부리는 태국 스태프들은 한국 스태프들의 에누리 없는 시간관념과 책임의식에  놀라워했다.

그런 노력이 합쳐져 영화개봉 전후로 한국이란 브랜드가 태국에 `제대로 양껏’ 알려졌다.  영화에 협조했던 기관과
업체들은 제각기 내 영화인 양 마음껏 그 과실을 따고 있다.  이런 것을 바라보는 것이 소름 끼치도록  신나며
감동적인 일이라는 것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더욱이 이 영화가 태국 개봉에 이어 호주, 말레시아, 홍콩, 대만 등에 차례로 수출되며 한국이란 브랜드가
태국 뿐 아니라 동남아 전체로 확산되고 있으며 반종 감독과 태국스태프들은 패키지로 한국 영화촬영 제안을
받고 있으니 이것이야 말로 `꿩 먹고 알 먹고’를 넘어 `1타10매’ 격은 되는 셈이다.

쉽지는 않았지만 촬영 내내 행복했고, 촬영 후에는 더욱 뿌듯한 게 이 영화였다.
태국과 한국 사이, 또는 한국과 다른 나라 사이에서도 가슴 뛰게 하는 또 다른 역사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이유현 한-태교류센터 대표(Lee, You- Hyeon/President of Korea Thailand Communication Cen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