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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뉴스

COVID-19 이어지는 태국의 가혹한 10월 해피타이|2020.10.01 08:31|조회수 : 27


 

COVID-19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태국의 10월은 더욱 가혹할듯하다.

 

태국 정부는 10월을 기점으로 새 회계연도를 맞는데   ‘곳간’이 비어 있다.  휴직자를 대상으로 지급하던 사회보장료 등 각종 정부 지원이 9월 말로 종료되고, 외국 관광객에 대해  오랫동안 빗장을 걸어 잠근 탓에 실업자가 넘쳐나고 있다. 남부의 대표적 관광지인 푸켓만 해도 이미 4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전국적으로는 200만 명이 넘는다.  1997년 이후  7%로 묶여 유예되던 부가세를 10%로 올리려는 검토가 최근 갑자기 제기된 것도 정부 재정 확보를 위한 것이다.

 

곤두박질치는 경기회복을 위해 태국 정부는 국내 관광 증진을 통한 내수 진작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외국 관광객이 쓰고 갔던 돈이 지난해 GDP의 12%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턱없다.

 

‘트래블 버블’ 등 외국 관광객 유치 계획이 모두 실패한 태국 내각은 10월부터 장기 체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방안을 승인했다. 최장 270일 체류가 가능한 ‘특별관광비자(Special Tourist Visa. STV)를 발행해 한 달에 1천200명 정도 불러들이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4천만 명의 외국인이 찾았던 태국의 관광 규모를 감안하면 가뭄에 한차례 찔금 내리는 소나기 같은 것인데,  이 조치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강력한 국경 통제와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로 5월 26일부터 9월 2일까지 100일 연속 지역 감염 제로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코로나 방역전선’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국인이나 일본인은 여행 패턴이 1주일 이내지만 태국 정책에 부합할 장기 태국 여행자들은 대부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인들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창궐하는 나라들이다. 

 

외국 관광객에게 길을 열어줄수록 감염자 증가의 위험도 높아지는 것인데, 태국 관광청은 얼마 전 지역 감염자 1명이 발생하자 관광객 유치 목표를 바로 100만 명 이상 낮출 정도였다.  태국 보건 당국은 개방에 따른 확진자  증가는 각오해야 할 사안이고, 태국 보건체계가 대처할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미증유’의 코로나 향방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젊은 층 위주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는 것도 태국의 10월을 암울하게 하는 요인이다.  대규모 시위는 방역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9월 19일 방콕 도심 시위에는 시위대 추산 10만 명이 운집했다. 반정부 시위는 10월 14일에도 예고되어 있다.

 

9월까지 ‘국가비상조치’ 상황인 가운데 태국 정부는 시위를 정치에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태국 경찰은 시위가 끝나자마자 16명의 시위 지도자들에게 이런저런 혐의를 씌웠다.

 

10월부터 외국 관광객 개방으로 확진자가 증가하면 방역과 집회를 연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장 지역 감염자가 나오면 ‘9월 19일의 시위 때문이었다’란 말이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는 총리 퇴진, 의회 해산이며 ‘금기시됐던’ 왕실 개혁의 목소리까지 내고 있다.  

 

반면 ‘왕실 개혁’의 요구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최근에는 한 미인대회 우승자가 반정부 시위를 옹호했다가 무차별 인종차별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왕실개혁 문제가 태국의 민심을 양분시키고 있는 것이다.

 

2006년 쿠데타 후 반정부 시위대들이 왕실과 한 몸이라고 할 수 있는 ‘추밀원’ 담벼락에 피를 바르는 시위를 해 태국 보수세력 등을 경악게 했다.  이번 젊은이들의 시위행진도 ‘추밀원’을 향했다. 절대 지존이었던 태국 왕실은 권위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는 한 예시다.   왕실은 현 정부, 그리고 군대와 ‘운명 공동체다. 대학생이 주도하는 시위대를 점잖게 대하겠다던 태국 쁘라윳 총리는 9월 23일 ‘시위로 인해 국가가 기회를 잃었다’며 경고성 멘트를 날렸다.

 

태국의 명절은 4월 중순 ‘물 뿌리기 축제’인 송끄란이다.  최장  1주일까지 이어지는 이 새해 명절 연휴를 태국은 올해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 폐지했다.  올 4월까지만 해도 인파 대 이동에 따라 바이러스가 전국 곳곳에 퍼질 것을 가장 우려했다.

 

방역은 성공적이란 평이지만 경기 한파는 역대 최악이다. 태국은 근년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지만 COVID-19의 올해는 -8.5%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국 내각은  9월 22일 각각 이틀간의 특별 공휴일을 제정해 11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연휴에 이어  12월 10일부터 13일까지 또 4일간의  연휴를 승인했다. 연휴 기간 동안 많이 놀러 가 돈을 써달라는 주문이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가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경제가 급해졌다는 뜻이다.  COVID-19 상황 관리 센터보다도 태국 관광체육부와 관광청의 제안과 정책이 더 많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서비스업 중심의 기업들 대부분은 예상보다도 훨씬 길어지는 ‘환난’ 탓에 버틸 힘이 소진되어 가고 있다.  희망을 잃지 말아야겠지만 태국의 10월은 유행가 가사처럼 ‘슬픈 계절’로 만나고 기억될 것 같다.